제작년 여름인가요 하노이 하롱베이 갔던 이야기입니다.

그냥 생각이 나서 올려봅니다.

 

여름에 업계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사실 세미나라고 이름은 붙였지만 회의실 한번 안가는 관광 코스였습니다.
비슷한 일하는 형님, 누님, 여동생, 남동생 여러 분들이 모여 관광 버스를 타고 호치민에서 하롱베이로 이동하며
구경하는 그런 일정이었습니다.

 

어떤 자리를 가던 현지 아가씨 맛을 봐야하는 저 같은 형님들 꼭 몇분 계시고,
마치 자석처럼 그분들과는 급속도로 가까워지기 마련이지요.

 

호치민에 도착한 첫날은 새벽 1시 다되서 호텔로 와서 그냥 잤고,
다음날부터 하롱베이로 이동한 후부터 저는 현지식 도전에 나섭니다.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하롱베이라는 지역은 하노이에서도 깡촌에 속하는 작은 지역입니다.
호치민, 하이퐁과는 인프라가 상당히 차이가 있지요.

사전에 구글에서 공부를 좀 해가려 했으나 영 정보가 없어
가서 가이드에게 물어보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이드가 사기꾼 같습니다. 관광지, 식당 가는 곳마다 말도 안되는 가격이고,
별의 별 추가 차지가 다 있어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저녁에 남자끼리 놀건데 가게 좀 알려달라 했더니
하노이은 공산국가라서 위험하고 자기가 아는 곳 가야하며
거기는 2차 포함 한 50만원 한다는 겁니다.

“누굴 호구로 아나” 협상은 결렬이 됐고,


저와 몇몇 형님들은 “오입 원정대”를 꾸려 모험에 나섭니다.

 

일단 첫날은 저의 개인 플레이로 내상을 입습니다.
관광객 대상 건전 마사지를 갔는데 마사지사가 귀요미인 겁니다.
이 친구에게 마치고 밥먹자, 술한잔 하자고 꼬셨더니 지들끼리 킬킬 대면서
기다리라고 합니다. 9시에 마친다고.


밑져야 본전이지 하며 일행 형님들을 버려두고 9시 마사지 샵 앞에서 기다립니다.
그 친구 나오는데 당황한 듯 저보고 저 앞 맥주집 가있으면 금방 오겠다 합니다.
혼자 맥주 깔짝 30분 정도 기다렸는데 여자 하나를 더 데리고 옵니다.
친동생이랍니다. 허허.


그냥 그렇게 대충 건전한 모드로 대화를 나누다 혜어졌습니다.

너무 큰 도전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우리 원정대 전우들 3명이서 본격적인 탐험을 나섭니다.
낮에 무슨 쇼 본다는 거 안가고 우리끼리 낮시간 하롱베이를 뒤집니다.

 

그 중 형 하나가 영어 구글링으로 ‘하롱베이클럽’이라는 걸 찾습니다.
그 형 말로는 거기가 클럽인데 돈 벌려고 오는 현지 처지들이 많다고 합니다.

오호라 거기 1순위입니다. 일단 위치나 알아놓자 하며 택시를 타고 낮 3시 경 하롱베이클럽으로 갑니다.
택시기사 단박에 알아듣습니다.


무슨 호텔 1층인가 지하인가에 입구가 있고 아직 문을 열어놓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입구 밖에 스윗한 밤을 위해 모텔을 찾아 보러 나갑니다.
모텔 갔더니 역시 여긴 하노이. 말이 하나도 안통합니다. 수첩으로 숫자로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에어컨 있냐 물어보려 했으나 못알아 들어 겨우 그림으로 그려 물어봅니다.

 

왠지 언어의 장벽이 우리 원정대에게 큰 짐이 되겠구나 하는 직감이 옵니다.

 

그리고 다시 하롱베이클럽으로.. 가게 문을 열었습니다. 근데 뭔가 우리가 생각한 클럽이 아닙니다.
그냥 노래방 같습니다.


거기 직원에게 물어봤습니다. 여직원이라 좀 쑥쓰러웠지만 “여기 여자 있냐?” 
“없다”
헐.. 패밀리 가라오케랍니다. 
뭔가 확실치 않지만 예전 클럽은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시련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택시가 있잖아 하는 마음으로
택시에 오릅니다.

 

여긴 하노이, 하롱베이 말이 통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택시에 타자마자 입으로는 “가라오케 가라오케”를 외치며
왼손은 주먹 오른손은 보자기를 만들어 탁탁 쳐보입니다.

택시 기사 갸우뚱 합니다. 이번엔 왼손을 오므리고 오른손 중지를 왼손에 껴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는 모습을
택시 기사에게 보여줍니다.

 

아 오케오케 하면서
어디론가 택시를 몹니다.

왠지 우리가 원하는 곳을 아는 듯 합니다.

 

우리는 야시장과 해변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그 동네는 처음가봅니다.
각종 펍과 클럽, 가라오케 간판들이 여기 저기 있습니다. 여기 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가이드가 우리가 이런데 못보게 외진 곳에 가둬놨구나 하고 또 그아저씨를 원망합니다.

 

택시기사는 우리를 해변 끄트머리 골목에 세워둡니다. 여기 있다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호텔 같아 보이는데 일단 가라오케 간판이 보입니다.

뭔가 불안하지만 일단 들어가봅니다.


분위기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냥 호텔이고 까페에 코쟁이들이 점잖게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일단 물어물어 가라오케로 갔습니다.
가라오케 카운터 여직원이 호텔 유니폼을 입고 정숙하게 있습니다.
쑥쓰러웠지만 자랑스러운 어글리 코리안 답게 물어봅니다.
“여기 여자 있나요?”
당연히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다행히 직원이 영어를 해서 택시에서 했던 손짓을 안해도 되서 좋았습니다.

 

우리는 절망을 합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기 때문입니다.
해변에는 해가 가물가물 지고 있습니다.

택시를 타고 지났던 해변 번화가로 갑니다. 몇군데 문을 두드립니다.
우리가 바라는 그런 곳이 아니랍니다.

 

몇군데 가판이 야시시해 보이는 곳은 문을 닫았습니다.

아 ㅅㅂ 그냥 시장 구경이나 하자
우리 원정대는 아직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하노이의 명물이라는 짝퉁 키플링 가방과 G7 커피 등을 사러 갑니다.

시장통에서 키플링을 싸게 득템하고 (물론 한국와서 마누라한테는 욕을 먹었지요)
노보텔 근처에 있는 기념품점으로 갑니다.


거기서 우리 마실 콜라랑 이것 저것 다람쥐똥, 지세븐 커피들을 주워 담고
계산대에 섭니다.

 

점원 누님께서 한국말로 계산을 도와줍니다.
“어, 한국말 잘하시네요?”
이런 저런 말을 붙여봅니다.

한국 식당에 서빙하는 동남아 누님들만큼은 말을 하십니다.

 

좀 챙피하고 쑥쓰럽긴 하지만 전 이미 몇차례 여성분들께 이런 질문을 했으니 이제 괜찮습니다.
기념품점 누님께 여쭤봅니다.

 

“저 혹시 근처에 노래방 같은 거 있나요? 아가씨들 불러주는?”

누님: “아. 제 친구가 노래방 해요. 근데 아가씨는 물어봐야 해요.”

 

“아 그렇구나.. 저흰 아가씨가 꼭 필요한데..”

누님: “아마 있을거예요. 없으면 제가 아는 친구들이라도 불러볼께요”

 

“아 정말 감사. 그럼 그 여자분들이랑 아침까지 있어도 되나요?”

누님: 아 친구한테 물어봐야 하는데, 아마 될 거예요.

 

저는 속으로 아싸를 외칩니다.

 

일단 누님께 저희 숙소 가서 다른 형님들 모시고 다시 오겠다고 하며
9시에 보기로 하고 호텔로 복귀합니다.

 

형님들과 저는 그 기념품 가게를 하나의 옵션으로 생각했습니다.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야리꾸리한 가게들이 좀 있었고,
그리고 왠지 조선족 누님 따라 가서 뭔일 당하지 않을까 슬 걱정도 됐기 때문입니다.

저녁을 대충 먹고 다시 번화가로.


하지만 우리가 봤던 야리꾸리한 간판 가게들은 그냥 펍이거나
패밀리 가라오케거나 그랬습니다.

그래서 우리끼리 야시꾸리한 간판의 맥주집에서 맥주한잔을 먹고는
그 기념품 가게로 갑니다. 걱정 반 기대 반.

 

그 누님 치던 마작 내팽겨치고 반갑게 저를 맞아줍니다.
저희가 좀 늦었던 지라 가게 문은 닫고 기다렸다고 합니다.

 

전화를 한통 하니 저 멀리서 스타렉스 택시 한대가 옵니다.
그리고 언덕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이런데 뭐가 있으려나 생각이 듭니다.

건물 하나가 있는데, 노래방입니다.


이거 참 특이합니다. 
왜 시골 이발소? 옆으로 문 여는 이런 이발소 입구 같은게 건물 외벽에 몇개 있습니다.
입구 밖에는 어떤 아저씨가 과일을 자르고 있습니다.

암튼 들어가서 쇼부를 봅니다.

 

자세히 기억은 안나는데 엄청 쌌던 거 같습니다.
일단 노래방이랑 맥주 시킨 거 다 합쳐서 3만원 정도 나온 거 같고 (6명 갔습니다)
아가씨는 아침까지 있는 조건으로 우리돈 12만원 정도였던 거 같습니다.

 

6명이 가위바위보를 하고 초이스 순서를 정하고
2~3명 씩 2~3회에 걸쳐 아가씨들이 들어오며 초이스를 합니다.

전체적으로 아가씨들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습니다.

 

근데 필리핀이랑 가장 큰 차이점, 필리핀이 그리운 점이
말이 아예 안통한다는 겁니다.

Hello. How are you는 알지만
Where is your home은 모르는 딱 그런 수준입니다.

 

노래방에서는 한 30분 놀았습니다.
이거 아가씨들이랑 말도 안통하고 아는 노래도 없고 놀 맛이 안나서
걍 바로 모텔로 갑니다. 딱 초등학교 때 수학여행 갔던 숙소 느낌입니다.

 

각자 방으로 찢어져서 드디어 현지식을 먹습니다.


내상입니다. 시체 내상.
21살 짜리인데 애기 같습니다.
아파하는 느낌도 있고 근데 아무 리액션이 없습니다.

그렇게 1회를 마치고 찜찜한 기분으로 누워 있습니다.


물론 대화는 불가능.

 

그 아이 내 휴대폰 갖고 놀다가 TV 보다가 저에게 수화를 시전합니다.

 

뭘 먹는 시늉을 합니다. 그리고 주섬주섬 옷을 입습니다.
배고파서 뭘 먹으러 가겠다는 거 같습니다. 가방 놔두고 가길래 다녀오라 했습니다.


그렇게 전 다벗고 누워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고 옆방에 있던 형이랑 형 파트너가 같이 들어옵니다.

알고보니 옆방 파트너랑 제 파트너가 친구인데
문자로 같이 뭐 먹으러 가자고 이야기가 됐나봅니다.
옆방 형 파트너가 중국말을 해서 대화가 좀 됐다고 합니다.

 

그렇게 4명이서 로컬 포차를 갔습니다. 해물이니 국수니 이런 거 잔뜩 시켜서 먹습니다. 맥주랑
이런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이 아이와 쏙쏙은 별로였지만 이런 경험 시켜줘서 고맙더군요.

 

그렇게 현지 정취를 느끼고 다시 방으로
그리고 아침 쏙쏙 후 용사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가위바위보 전패로 마지막 초이스를 한 형은
누님 뻘 되는 아가씨에게 밤세 시달렸다고 하네요.
고추가 부러지는 줄 알았다는..


암튼 그런 지저분한 이야기를 안고 다시 한국으로.

 

결론은 역시 필리핀…